
밴쿠버 일상속에 가을 흔적을 찾아서
15년 동안 함께한 밴쿠버의 가을 흔적을 생각해 보다!
맨 처음 밴쿠버에 도착했을 때가 추석이 막 지난가을이었다. 첫 느낌은 하늘이 매우 낮다는 것! 한국의 가을은 높고 청명한 하늘이라면 밴쿠버는 매우 낮은 하늘을 가지고 있었다. 왠지 하늘이 주는 중압감을 느끼며 맑고 신선한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캐나다를 단풍국이라고 한 것처럼 동부의 메이플 로드가 아니라도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었다. 공원에는 빨간 단풍나무가 있고 거리에는 노란 은행나무, 그리고 나무마다 가을을 느낄 수 있도록 색이 변하거나 낙엽이 지고 있었다. 오히려 품종이 다른 잔디 때문에 잔디밭은 여름처럼 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이 잔디는 겨울 눈 속에도 그 초록을 잃지 않았다.
밴쿠버 가을에는 크랜베리 밭이 빨간 크랜베리가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것을 볼 수도, 펌프킨 패치에서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볼 수도 있다. 비교적 쉬운 사과 유픽도 즐길 수 있고, 슈퍼에는 다양한 장식용 호박들이 판매되고 있다. 집 앞에는 할로윈을 장식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각종 프렌자이즈 업체에서는 호박 등이 들어간 가을 한정 메뉴를 내어놓는다.
작년에 처음 동부에 단풍 여행을 갔다. 무스코카에서 단풍의 바다를 봤을 때 그 장관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도 가을을 느끼며 마음에 고이 담아왔다.
2025년 가을이 깊어짐에 오랫동안 알았던 밴쿠버의 가을을 또 맞이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생각나는 한국의 가을이 생각해 본다. 두 곳 모두 내게는 소중한 곳이고 그 계절 또한 소중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