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의 길, 길이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찻길, 기찻길, 산책길, 오솔길뿐 아니라 바닷길, 하늘길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길들이 있다. 밴쿠버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길 사진을 많이 찍게 된다. 이 길이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어디를 들르며,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누구를 만나고 어느 멋진 장면을 보게 될지 기대가 된다.
피어(Pier)를 통해 바다로 나 있는 길은 언제나 그 끝이 어딘지 궁금하고 기대를 하며 나아가게 된다. 곧게 뻗은 기찻길을 보면, 이 기차를 타면 미국이나 다른 주로 이동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곤 한다. 토론토나 대서양의 도시까지 기차를 타고 떠나는 여행이나 캘리포니아의 도시까지 바닷길을 따라 기차여행을 하는 꿈을 꾸곤 한다. 혹시 미국 철도 패스를 끊어서 미국을 철도로 여행을 다니면 어떨까?
숲속의 트레일은 기대와 걱정이 생긴다. 길을 따라 여러 동물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곰을 만났을 때의 두려움과 흥분은… 재미있는 길이다. 아침과 저녁에 운동을 위한 길도 내게는 즐겁다. 서로 마주 보며 오는 사람에게 ‘Hi’라고 인사를 하거나 가벼운 목례를 하고, 신기하고 예쁜 애완견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하는 것이 저녁 공원의 산책길이다. 이 길에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늘 개들을 데리고 나오는 반가운 이웃들이 있다.
밴쿠버의 일상에서 길은 늘 친근하고 다정하며, 기대를 주거나 멀리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꿈을 갖도록 한다. 난 밴쿠버 산다는 것은 많은 길들과의 만남과 같이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