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추억을 담아 주었던 올림푸스 디지털 카메라!
오랫만에 찾아 꺼내 본 올림푸스 디지털카메라, DSLR이 유행이었던 시절에 나는 작고 편리한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를 샀다. 그것도 급하게 밴쿠버로 떠나는 인천공항 신라 면세점에서 말이다. 탑승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급하게 나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온 것이다. 가족과 떨어져 버린 밴쿠버에서의 첫날 밤에 카메라를 얼마나 만지작 거렸는지… 사실 일 년 내내 디지털카메라를 사려고 여러 번 고민하다 면세점에서 바로 가져온 작은 바디의 카메라! 그 녀석은는 그 당시 혼자 있었던 나의 밴쿠버 첫 생활에서 내 유일한 가족이었다.
처음에는 가족들에게 밴쿠버 생활을 공유하려고 다운타운이나 관광지는 물론, 사는 곳의 주변 모두를 사진 찍어 보냈다. 그리고 가족이 모두 밴쿠버로 이주했을 때는 함께했던 시애틀, 시카고 등 미국 여행에도, 록키의 레이크 루이스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을 때도 올림푸스 카메라는 늘 나와 함께 했다. 잠시 한국에 나갔을 때, 카메라도 다른 가족이 생겼다. 렌즈를 더 갖추고 싶어 산 150mm 망원 랜즈이다. 그리고 오래 사용해서 배터리가 부족해 새로운 배터리도 구입해서 올림푸스 카메라에도 나처럼 가족이 생긴 것이다.
이후 아주 오랜시간 동안 올림푸스 카메라는 밴쿠버 생활을 함께 해 왔다. 작은 바디의 그립감이 너무 좋았고 기계적인 촉감의 셔터, 렌즈를 갈아 낄 대의 그 손 맛도 너무 좋았다. 핸드폰 카메라로 느낄 수 없는 줌을 할 때 랜즈의 움직임도 아직 기억하고 있다. 기본 렌즈도 훌륭하고, 망원 렌즈를 장착했을 때 손에 잡히는 카메라와 그 무게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다시 꺼내서 충천해 사용해 보니 그때 그 느낌이 그대로 살아난다. 이제는 휴대폰 카메라가 너무 좋고 편해서 아이폰이 이 친구를 대신하지만 10여 년을 같이 보냈던 귀한 시간은 아직도 마음속에, 그리고 컴퓨터의 사진 파일로 잘 저장되어 있다. 블로그에 옛 추억들을 써 내려가며 잠시 잊었던 올림푸스 카메라를 만지고, 느끼고, 사진을 정리하는 좋은 시간을 우리가 또 함께 보냈다. 기분 날 때 한 번 들고 밴쿠버의 자연으로 나가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