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망한 바다에서 숨은 고래 찾기 (빅토리아에서 오는 페리에서)
이 망망한 바다 사진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바다를 잘 살펴보면 오른쪽 중간 부분에 흰 파도 위쪽으로 뭔가가 있다. 이것이 바로 자연산 고래이다? 태어나서 처음 고래를 본 날 남긴 사진이다. 여러 장을 찍었지만, 휴대폰 카메라의 한계로 더 잘 나온 것은 없지만, 그래도 그때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밴쿠버 아일랜드의 빅토리에에서 돌아오는 페리에서 방송이 나왔다. 배의 좌현 쪽에 고래가 나타났다는 방송이다. 그렇게 페리를 많이 타고 다녔지만, 뱃고동과 함께 이렇게 방송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밤이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얼른 창가로 다가가서 줌을 최대한 당긴 후 사진을 마구 찍어 댔다. 고래를 실제 눈으로 본 순간, 그리고 이것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아주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고래가 돌고래만 하게 보여도 좋다. 언제 내가 또 고래를 보겠는가? 곰을 만났을 때의 그 기쁨과 무서움이 공존하는 것과는 달리, 고래를 보는 것은 그 기쁨에 흥분이 더해졌다. 드디어 난 북미 캐나다 밴쿠버에 살면서 고래를 만난 것이다. 밴쿠버 인근에는 고래 관광을 하는 코스가 있다. 보트를 타고 고래를 보러 가는 것인데 만난 확률이 얼마나 될까? 100%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관광객들은 고래를 보기 위해서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그런데 난 그 순간에 대중교통인 페리 안에서 편안하게 배의 창으로 고래를 본 것이다. 생각 같아서는 갑판으로 뛰어나가고 싶었지만 만약 나갔다면 고래는 사라지고 나의 이 꿈같은 순간도 물거품이 되었을 것이다.
글을 쓰는 순간에도 비슷한 흥분이 생긴다. 세상에는 여러 동물이 있고, 그중에 가장 큰 생물인 고래를 수족관이나 아쿠아리움이 아닌 바다에서 직접 영접하게 되었다. 이것이 밴쿠버에 사는 삶의 또 다른 기쁨이 아닐까?


